어느 일란성 쌍생아인 남아 둘이 생후 다른 집에서 양육되었으나 같은 이름의 배우자와 결혼하여 이혼하고 다시 재혼하였다. 그들의 목공에 관한 취미도 비슷했고, 사회성, 융통성, 자제력도 성격검사에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어느 일란성 쌍생아인 여아 두 명도 40세에 재회하였는데, 의상 색깔이 같고 코를 비비는 습관도 닮았으며, 웃는 모습도 비슷했다. 이 극적인 사례는 성격이 유전자에 각인되어 변할 수 없는 것으로 믿게 만들 수 있다.
우리는 동화 미운 오리 새끼(The Ugly Duckling)와 같은 개인적 변화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수줍어하던 사내가 거침없이 행동한다거나 인기없던 처녀가 관심의 주인공이 된다는 내용이 자기계발 서적과 코미디 영화의 주제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심리학자들은 성격의 중요한 변화가 불가능한 것으로 오래 전부터 믿고 있다. 실제로 성격의 중요한 측면인 외향적이거나 내성적, 조바심하거나 느긋한 특성은 아주 일찍 형성되는 것 같다.
그러나 최근에 성격학자들은 우리가 조금씩 변화할 수 있는 방법에 보다 주목하기 시작했다. 인간의 긍정적 특성을 조사하는 긍정심리학자들은 인품, 충성심, 친절, 정열과 같은 24종의 특성을 확인하고, 이 특성들이 일부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이유를 탐색하고 있다. 그들이 파악하기 시작한 것은 이 특성 중 상당수가 주변 세계에 대한 습관적인 반응, 즉 학습될 수 있는 습관이라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특성들 대부분이 쉽지는 않더라도 변화될 수 있는 증거가 많다고 믿는다. 마치 의사들이 체중에 대한 전환점을 얘기하는 것과 같은 식이다. 체중의 과소는 유전적으로 결정되지만 변화가 불가능하지는 않다. 다만 천성에 맞지 않는 행동이 필요하다. 그러나 결국 새로운 행동방식은 제2의 천성(McGowan, 2008)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지게 될 것이다. 성격이 과연 정말 변했는지는 중요치 않다. 변한 것처럼 행동하고 그렇게 여겨지면 되는 것이다. 주변 세계를 해석하고 반응하는 방식이 변하는 것은 새로운 방식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경험이 될 수 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이상할지 몰라도 새로운 행동은 새로운 경험이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를 강화하는 순환 반응이 이루어진다.
<이하 내용은 월간 교육평론 10월호에 게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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