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의 책무를 교육부로부터 넘겨받은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는 대입제도 개편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특위에는 국가교육회의 위원 4명을 비롯해 모두 13명이 참여한다.
그랬더니 특위는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었다. 이 위원회에서 앞으로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여론수렴과 공론화를 이끌 것이라고 한다. ‘공론화위원회’는 갈등관리와 조사통계 등의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되고, 위원장은 대법관과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낸 김영란 서강대 석좌교수가 맡는다. 이어 공론화 작업이 충청권을 시작으로 본격 시작됐다. 지난 3일 열린 충청권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국민제안 열린마당’에 이어 앞으로 호남제주권과 영남권, 수도권 등 모두 4개 권역에서 공론화작업이 진행된다.
‘열린마당’에서는 대입제도 개편에 관해 국민 누구나 참여해 자유발언이나 서면 또는 스마트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현장에 참석하지 않은 국민도 국가교육회의 홈페이지 주제토론방을 통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참으로 멀고 험한 여정이다. 대학입시 제도가 결정할 일은 아니다. 각계의 중론을 모으려는 노력은 중요하다. 그렇지만 그 과정이 너무나 복잡하다. 하나의 과정이 다른 하나의 과정을 낳고, 그리고 나서 또 다른 과정을 유발하는 식이다. 게다가 홈페이지를 통해 국민의견도 접수한다고 하니 더욱 복잡하다. 예상보다 더 복잡해졌다. 마치 크놋소스 궁전의 미로찾기 비슷하다.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치면 정말로 좋은 방안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지난해 원자력발전소 가동여부를 둘러싼 공론화 과정은 분명한 하나의 논제가 있었다. 모든 논의가 그 하나에 집중됐다. 반면 대입제도의 경우 훨씬 복잡하다. 대입제도라는 큰 주제는 주어져 있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논의의 차원이 다른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집중적인 공론화가 매우 어렵게 돼 있다. 도리어 사공이 많은 배가 산으로 가는 결과가 될지 몹시 걱정된다.
기왕 시작된 공론화작업을 중지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좀더 밀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교육부가 이 문제에 관해 보다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자세로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지금 시대 대학입시의 의미와 목표, 그리고 4차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 등을 염두에 두고 합리적인 방안을 찾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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