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무상교육 공약이 많았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후보들이 무상급식, 무상교복 등의 공약을 내걸고 선거에 나섰다. 국공립 어린이집을 대폭 확대하거나 초등돌봄교실을 늘리겠다는 공약도 많았다. 교육감 뿐만 아니라 시도지사 등도 무상교육 공약을 내세웠다.
과거에는 무상교육을 둘러싸고 보수와 진보가 극심한 대립을 벌였지만, 이제는 적어도 무상교육만큼은 보수와 진보의 구별이 거의 없어졌다. 또 교육감이 무상교육을 하려고 해도 시도지사나 의회에서 제동을 거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따라서 앞으로 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감이 무상교육 실시 여부에 관해 충돌과 파열음을 내는 일은 없을 전망이다. 아직 완전한 무상교육이라 할 수는 없다. 아직도 고등학교 입학금과 등록금은 학부모 부담으로 돼 있다. 그렇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진일보하고 무상교육 시대가 성큼 다가온 셈이다.
시도지사와 교육감들의 이런 공약과 정책들을 일단 환영한다. 그렇지만 구체적인 재원조달 방안은 대부분 확실하지 않다. 앞으로 시도지사와 교육감, 그리고 시도의회가 잘 협의해 재원마련 방안을 마련하면 될 것이다. 아마도 다른 불요불급한 예산을 절감하고 예산의 우선순위 조정 작업을 벌여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예산의 효율적인 사용도 함께 걱정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학생들에게 급식과 교복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은 교육적인 의미도 작지 않고, 학부모들의 경제사정을 조금이나마 개선해주는 효과가 분명히 있다. 그렇지만 학교급식을 담당하는 영양사의 비위사실이 간혹 드러나는 등 비효율의 요소도 작지 않다. 이런 비효율과 낭비 요인을 없애고 한정된 예산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만 모처럼 시행되는 무상교육이 더욱 빛날 것이다. 쉽게 말해 되도록 적은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만 다른 교육예산에 영향을 주는 일을 방지할 수도 있다. 과거 무상급식을 먼저 실시한 일부 시도의 경우 학교시설이나 다른 교육급여 예산이 줄어드는 등의 부작용도 흔히 지적돼 왔다. 이런 부작용을 줄이는 지름길은 바로 무상교육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데 있다. 따라서 시도교육감들은 앞으로 늘어나는 무상교육 예산을 집행하는데 있어 낭비와 비효율을 줄이기 위해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교육감의 책임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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