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이 직업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김형렬 교수팀이 전국의 초‧중‧고 63곳에 재직 중인 교사 1301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국내 교사 9명 중 1명이 목소리 이상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것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수업시간이 길거나 담임을 맡고 있는 경우 목소리 이상을 호소하는 교사의 비율이 높다. 특히 여성 교사의 증상이 남성 교사의 2.8배에 이른다. 또 족저근막염과 무지외반증 등 발에 대한 이상을 호소한다.
연구팀의 결론은 국내 교사의 근무 환경이 잦은 목소리 이상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발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은 교사들이 오랜 시간 서서 가르치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교사들이 이렇게 직업병으로 말미암아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교사들이 남모르게 겪는 직업병이야 이밖에도 많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보고가 없고 별다른 조사결과도 없다. 교원단체에도 직업병을 호소하는 교원들의 목소리도 별로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무시하거나 외면해서는 안 된다. 전국의 50만 교원들이 말없는 가운데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동안 언제든 모종의 직업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수업시간이 길거나 담임을 맡고 있을 경우 목소리나 발에 이상이 생길 가능성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미세먼지나 잔류석면 등도 교사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들이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은 교사들의 직업병 예방을 위해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주기적인 검진으로 직업병 감염 여부를 가려내고, 감염돼 있으면 신속하게 치유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어야 한다. 특히 교사들에게 적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도하게 많은 수업을 하지 않도록 하는 등 근무여건을 개선해 줄 필요가 있다.
교사들은 우리의 청소년을 밝고 건강하게 키우는 소중한 책무를 지고 있다. 그런 교사들이 소리없이 직업병에 시달리고 있다면 교사 자신들을 위해서나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서나 상서롭지 않은 일이다. 교사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아이들도 밝고 건강하게 커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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