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개 부실대학이 구조조정과 퇴출 압박을 받게 됐다. 지난달 23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2018 대학 기본역량 진단’ 결과에 대해 이들 대학은 교육부에 이의신청을 내기는 했지만, 하나도 수용되지 않았다.
따라서 대상 대학들은 2021학년도까지 정원을 대폭 감축하지 않으면 안 된다. 뿐만 아니라 신입생과 편입생들에 대한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도 전면 제한된다.
최근 출산 감소와 학생 감소에 따라 대학진학자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사이에는 고등학생만 13만명 이상 감소했다. 이에 따라 대학수학능력시험 지원자도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머지않아 대학 모집인원보다 지원자가 더 적어질 전망이다. 기형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겠다.
게다가 오늘날 대학 졸업자 가운데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청년들이 급증하고 있다. 대학이 젊은 학생을 위해 특별한 지식이나 실력을 길러주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반면 대학의 학비는 너무 비싸서 학생들을 아르바이트 시장으로 내몬다. 학생들이 실력을 쌓기란 애초부터 어렵게 돼 있다. 과거 흔히 대학을 우골탑이라고 했지만, 이제는 그런 말로도 충분하지 않다. 허세의 성역이나 다름없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고등학교부터 직업계를 선택해서 특기를 갖추는 것이 유익하다. 국가적으로도 수많은 학생이 대학을 다니면서 별다른 실력도 갖추지 못한다면 그것은 낭비일 뿐이다. 대학 구조조정을 강도 높게 추진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대학의 기본 책무를 다할 여건과 능력을 갖추지 못한 대학에 대해서는 보다 확실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재정지원을 과감하게 단절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문을 닫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절감된 예산으로 고등학교 교육, 특히 직업계 교육을 내실화하는데 투입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이번에 부실판정을 받지 않은 대학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들 대학 가운데 여전히 많은 대학이 능력과 필요 이상으로 많은 학생을 받아들이는 것 아닌가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적극적으로 구조조정하고 내실을 갖추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역시 정부가 단호하게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나라의 대학교육에 대해 보다 진지한 성찰할 때가 왔다. 성찰도 추상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대학의 실태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구체적이고 확실한 대응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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