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일어난 상도유치원 붕괴사고는 큰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사고가 발생한 시각이 한밤중이었기에 다행이었지, 사실은 큰 인명피해를 낼 만한 사고였다. 그것도 어린아이들이 희생될 뻔했다. 유치원 어린이들의 학부모 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다시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만약에 대낮 수업시간에 사고가 일어났으면 어찌됐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 인명피해가 일어나지 않은 것은 오로지 운이 좋았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가 일어나기까지 관할 관청의 처사에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관할 동작구청과 교육지원청, 그리고 서울시교육청에 이르기까지 모두 남의 일처럼 여겼다. 유치원 측이 사고 발생 전날까지 여러 차례 시설 안전 확인 및 시설 점검을 공식 요청했으나 묵살됐다.
유치원 측이 건물 안전진단을 위해 동작구청과 동작교육지원청에 예산 지원 등 대책을 요청했지만 어렵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유치원 건물에 이상징후가 발견되고 그 징후가 심각해진 이달 4일 이후에도 원생들이 평소와 다름없이 등원했다고 한다.
상도유치원 학부모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사고 당일 122명의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정상 등교했다”고 폭로했다. 붕괴사고가 일어나기 불과 4시간 전까지도 아이들은 그 위험한 곳에서 친구들과 웃으며 생활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교육청 등 당국이 아이들의 안전에 얼마나 무심한지를 여실히 드러낸 대목이다. 참으로 심각한 복지부동이 아닐 수 없다.
그러자 학부모들은 서울시교육청에 직접 찾아가 복지부동을 질타하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3일 중간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시교육청은 사고수습본부를 꾸리고 사후 수습에 힘썼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저 유사상황의 행정기관 협조와 응급상황 피난 조치 등을 담은 매뉴얼을 만들겠다는 등 입장만 늘어놓았다.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시매뉴얼청인가?
문제는 매뉴얼이 아니다. 향후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행정공무원이든 교육공무원이든 아이들의 안전은 철저히 지키겠다는 분명한 자세가 더욱 중요하다.
그러므로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사고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부터 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사고의 책임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자를 추상같이 다스리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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