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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미래교육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취임한 유 부총리는 취임사에서 내년에 미래교육위원회와 국가교육위원회를 출범시키겠다고 밝힌 데 이어 4일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도 같은 말을 했다.

유 부총리의 계획은 미래교육위원회를 교육·과학·산업·노동계 현장전문가와 학생·학부모·교사 등으로 구성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과 양성방법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그녀는 이 두 위원회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교육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유 부총리의 포부는 그럴듯해 보인다. 제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거세게 이는 가운데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이 요구되고 있다. 그녀의 계획은 교육부와 교육계가 좁은 틀에 갇히지 않고 폭넓은 전문가와 부처의 의견을 듣고 수렴하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그러나 2개의 위원회를 동시에 둔다는 것을 납득하기는 쉽지 않다. 국가교육위원회야 현재의 국가교육회의를 확대발전시킨다고 하지만, 미래교육위원회는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 1개 부처에서 2개 이상의 위원회를 둘 수도 있지만, 그 성격과 영역은 완전히 달라야 한다.

그렇지만 국가교육위원회와 미래교육위원회는 얼마나 다른 역할을 하게될 지 의문이다. 만약 역할이 다르지 않다면 두 위원회 사이에 의견과 입장이 때로는 충돌할 수도 있다. 그 결과 교육부는 물론이고 학교현장과 학부모에게 큰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미 설치돼 있는 국가교육회의 지금까지 뚜렷하게 한 것이 별로 없다. 김상곤 부총리 재임 중 2022학년도 대학입시 방안 마련을 위한 하청기관 역할을 했다는 것 외에는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 그런데 이를 확대개편한다고 갑자기 역할과 위상이 크게 달라지리라고 기대되지 않는다.

게다가 교육부장관 정책자문위원회도 있다. 상설기구는 아니지만 이 역시 교육부장관이 추진하려는 정책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자문하기 위해 있는 것이다. 그런데 미래교육위원회라는 것을 신설하면 옥상옥이 될 가능성도 크다.

이로 인한 예산낭비와 교육부 공무원들의 업무피로 누적 등의 부작용도 예상된다. 그러므로 미래교육위원회를 신설한다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새로운 기구를 신설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오히려 기존의 기구를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