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내년 하반기부터 고교 무상교육을 단계적으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고교 무상교육시대가 눈 앞에 다가온 듯하다. 문재인정부 출범할 때 고교 무상교육을 오는 2020년부터 시작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 공약 실행을 반년 앞당기는 셈이다.
사실 고교 무상교육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 현재 우리나라만 하지 않고 있다. 경제규모가 세계 10위권에 다가선 나라에서 고교 무상교육이 아직 실행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큰 불합리이다. 이제 그런 불합리를 조금이라도 빨리 시정하겠다는 유 부총리의 결단에는 충분한 타당성이 인정된다.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고교 무상교육을 앞당기겠다는 유 부총리의 계획을 둘러싸고 격론이 벌어졌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홍문종 의원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고교 무상교육 조기 도입에 대해 포퓰리즘이고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또는 국회의원 총선거를 의식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공정하게 판단할 때 이런 비판은 설득력을 결여하고 있다.
굳이 선거를 위해서라면 예정대로 총선거가 치러지는 2020년부터 무상교육을 시행하는 것이 2019년 하반기부터 하는 것보다 유리하다. 더욱이 국민의 교육비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줘야 한다는 필요성에 동의한다면 그런 비판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소요예산을 확보하는 것이다. 무상교육을 전면 시행하는데 5년동안 7조8천여억원 가량 소요되고,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하는데도 수천억원을 필요로 한다.
게다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밝혔듯이 재원에 관해서는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 따라서 유 부총리가 공언한 대로 무상교육 예산이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미 내년 예산안의 얼개는 짜여졌다. 그런 상태에서 교육부와 기획재정부의 협의가 쉬운 일은 아닐 듯하다. 나름대로 다 쓸모가 있다고 해서 예산안이 마련됐는데, 이를 다시 수정변경하는 것은 간단한 일은 아니다.
우선 관련부처끼리 협의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렇지만 교육부가 스스로 먼저 노력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이미 짜여진 교육부 예산안을 자발적으로 구조조정하라는 것이다. 불요불급한 예산은 뒤로 미루고 무상교육 재원으로 돌려야 한다.
교육부가 그런 노력을 보여야만 예산당국에서도 적극 협력해 줄 것이다. 남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돕는 것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할 덕목이다.
.gif)
.jpg){kind=small}
.jpg)
.jpg)
.jpg)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