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원식 전 서울신정고(신정여상) 교사
서영대학교 파주캠퍼스 디지털전기과 겸임교수
특성화고에서 취업 문제는 사활이 걸린 핵심요소다. 취업률이 몇 퍼센트가 되는지에 따라 학교 위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특성화고에서는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취업의 질보다는 양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학생이나 학부모의 입장에서도 어느 학교 어떤 과가 취업이 얼마나 잘되고, 어느 곳에 취업이 되었는지가 매우 중요한 관심사다.
이런 연유로 각 특성화고에서는 우리 학교는 이런 학과가 있고, 어느 곳에 취업을 했는지를 일선 중학교에 나가 홍보를 한다. 심지어 학생을 학교로 유치하기 위해 중학교 교무실에 상주하다시피 해야 하는 서글픈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교사가 마치 영업사원의 역할을 잘해야 1년 농사를 잘 지은 것처럼 평가하는 학교가 많다. 왜냐하면 신입생을 유치하지 못할 경우 폐과가 되거나 일부 교사들이 사직해야 하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기존 취업 중심의 현장실습 체계를 학습중심으로 바꾸고, 정부와 각 시·도 교육청이 선도기업을 지정해 안전한 환경에서 특성화고 학생의 현장실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취업 기간도 6개월 조기 취업이 가능한 실습학기제를 도입하고, 2022년까지 특성화고 취업자 비율을 60%로 높이겠다고 한다.
현재 특성화고의 취업문제는 그때 그때 상황이 생기면 땜질하는 식의 정책만 존재한다고 현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많다. 수많은 그럴듯한 정책을 내놓는다해도 문제가 해결되기는 요원한 상황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종합한 특성화고 취업, 개선방안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현장실습을 형식적인 교육훈련과정으로 봐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 학교는 이론교육을 제공하고, 산업체는 현장실습을 제공해야 한다. 산업체 현장실습이 학교에서 배운 교육과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
2) 서울 시내 기업들과 특성화고가 연계하여 산업맞춤형 교육과정을 개설해야 한다. 교육과정과 기업 현장과 괴리되어서는 안 된다. 현장에서는 학과가 바뀌어도 제대로 지도할 전문가가 없는 실정이다.
3) 서울 시내 특성화고를 권역별로 묶어, 특성화할 학과를 조정할 기획단을 정부 차원에서 운영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학과가 중복되고 산업체와 연계가 되지 않을 경우는 학과가 난립할 수밖에 없다.
4) 정부 차원 기획단에서 학과, 교육과정 운영, 직업능력 제고 등 각 분야에 대해 전문 컨설팅 그룹을 통해 학교별 실태 조사와 함께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5) 특성화고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산업체와의 연계는 물론 대학 진학 시 특성화고 비율을 대폭 상향 조정해야 한다.
6) 정부는 취업률에 너무 얽매이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 본연의 교육이 형식적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7) 특성화 교육에 적절한 학급당 인원은 20명 정도로 조정해야 한다.
물론, 단기간 안에 위에 제시한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근본적인 문제부터 하나하나 해결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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