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교육계의 가장 큰 이슈라고 할 수 있는 수능이 끝이 났다. 지난해 불수능이라고 뭇매를 맞았던 터라 올해는 평이하게 출제되어 별다른 문제가 없는 듯했다.
그러나 올해 수능에도 다양한 일이 있었다. 가장 독특했던 건 ‘수능샤프’였다. 하나의 사태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학생들 사이에서 문제 출제만큼 큰 불만이 나왔던 부분이다. 평가원은 제품의 기술 전문성과 가격을 고려해 선정했다고 하지만, 시험 당일 학생들은 연이어 부러지는 샤프심에, 딸깍 거리는 샤프 헤드 소리에 신경 쓰여 여러 번 교체하는 등 문제가 많았다.
심지어 ‘공신’ 입시 전문 컨설턴트 강성태 씨는 “안 그래도 국어는 엄청난 집중력을 요구하는데 (샤프가 말썽이면 문제를 풀 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고 민원을 제기하든, 청원을 올리든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해보려고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고난이도 문제가 출제됐던 국어에서 또 다시 수많은 이의제기를 불러일으킨 문제가 출제되기도 했다. 변별력을 위해 출제된 고전시가 ‘월선헌십육경가’를 다룬 21~25번 문항,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의 개념을 알아야 하는 40번 문항이다. 21, 25번 문제는 현재 평가원 이의신청 게시판에서 92건 중 35건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할 정도다. ‘옥루’의 해석을 두고 복수정답이냐 다른 지문이 정답이냐 하는 수험생들의 이의제기가 빗발치고 있다.
40번 문제는 BIS 개념 이해는 물론 비율값을 계산해야 풀 수 있는 문제로, 현직 은행원도 어려워 놀라워했다는 후문이 전해지기도 한다.
수능 당일 여전히 많았던 지각생들도 있었지만, 광주시교육청의 대응으로 쓰러진 학생이 끝까지 시험을 치를 수 있었던 미담도 이어졌다. 광주시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관내 고사장에 응급구조사를 배치했는데, 당일 시험을 보다 호흡곤란으로 쓰러진 학생을 이송해 병원에서 끝까지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했다. 현장에 있던 응급구조사의 역할이 매우 컸던 셈이다.
그래도 별탈없이 올해 수능도 끝났지만, 수험생들에게는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다. 아직 수험생들에게는 성적 발표부터 정시까지 긴 여정이 남았지만,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한다. 그리고 내년 수능에는 샤프를 결정하기 전 수험생들의 의견을 묻는 등 세세히 점검해 뒷말이 적은 수능이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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