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감정을 가장 순수하고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 무엇일까? 요즘은 가짜가 난무하는 시대다. 그래서 사람들의 행위 자체에 순수함과 진실성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인간이 흘리는 눈물이야말로 위의 질문에 가장 가까운 대답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악어의 눈물’도 있다. 이처럼 억지로 눈물을 짜서 한 순간을 지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의 감정에 의해서 저절로 흘러나와 뺨에 남기는 눈물 자국은 진실의 속성으로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가장 기쁘거나 행복할 때 또는 힘들고 어려울 때, 고독과 외로움을 느낄 때 흘러내리는 눈물은 가식 없는 가장 진실한 인간의 산물(産物)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학교는 정서적으로 이런 진실한 눈물을 공감할 수 있는 감성교육이 필요하다.
과거 사막의 폭풍 작전으로 걸프전의 영웅이 되었던 미국의 노먼 슈워츠코프(Norman Schwarzkopf, 1934~2012) 장군은 방송에 출연하여 진행자가 “현재 미국의 가장 큰 적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질문을 했을 때 그는 “그것은 미국에 적대적인 외부의 국가들이 아니다. 미국 남자들에게 눈물이 없어지고 있다는 것, 바로 이것이 미국의 가장 큰 적이다”라고 대답했다.
그는 전장에서 잔뼈가 굵은 냉철한 사고와 판단력을 가진 군인이었지만 황폐해져 가는 인간성이야말로 가장 큰 재앙으로 여겼을 만큼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다. 역사는 잔혹했던 그의 전쟁을 기억하기도 하지만 인간에게서 사라져가는 가장 순수한 감정의 발로인 눈물이 메말라 감을 인간의 재앙으로 여길 만큼 몹시 안타까워하던 인간으로 상당한 시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사람의 가슴에 깊이 간직되어 있다.
지금부터 10년 전의 일이다. 아프리카 남수단의 아이들, 그들은 어려서부터 아무리 환경이 열악해도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교육받고 성장한다. 이는 민족의 오랜 전통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들은 자신들에게 학교를 지어 배움의 길을 활짝 열어주고 국가적인 내란 상태에서 총을 잡는 대신에 연필을 잡고 배움의 길을 걷게 해주었으며 음악 밴드를 만들어 아름다운 음악의 하모니를 느끼게 해 준 한국의 이태석 신부의 죽음에 대해서는 예외적이었다.
가장 순수하고 진실한 감정, 그리움과 감사의 표현인 눈물을 억제하지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런 아이들의 마음은 영화로 제작되어 전 세계에 방영되기도 하였다. 그들에게 눈물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눈물이 없었다면 어찌 그 마음을 표출할 수 있었을까?
날로 각박해져 가는 세상이다. 이럴 때 일수록 각자도생하는 우리가 절대로 잃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순수한 감정과 정서다. 이는 그 어떤 외부의 물질로 절대 대체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물기 없이는 메마른 사막이 푸른 숲이 될 수 없고, 방바닥을 적신 부모의 눈물 없이는 자식을 바르게 키워내기 어렵듯, 감성과 정서가 메마른 가슴에는 꿈이 자라지 못한다.
또한 감성이 없는 삭막한 사회는 서로 호혜적이고 조화로운 공존 대신 흑백논리의 횡행으로 분열과 대립과 충돌이 난무한다. 오늘의 우리 사회를 보라. 미소보다는 냉소가, 칭찬보다는 비난이, 격려보다는 질책들로 흥건하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웃지 않는다. 그리고 울지도 않는다. 속내를 드러내지도, 어지간한 일에 감동하지도 않는다. 나서지도 않고 간섭받기도 싫어한다. 알게 모르게 사람들은 낱알처럼 개체로 유리되어 버렸다.
“눈이 녹으면 뭐가 될까?”라는 교사의 물음에 “봄이 되어요.”라고 대답하는 아이는 “물이 된다”는 아이보다 감성이 살아있고 꿈이 있고 희망을 간직한다. 인간은 이러한 감성이 충만하여 서로 격려하고 사랑하는 존재로 살아가야 한다. 그러려면 눈물이 마르지 않는 감성의 인간으로 자라도록 해야 한다. 이제 아이들에게서 순수한 눈물을 되찾게 하자. 교사와 학생이 함께 울어보자. 이것이 더불어 살아가며 삶의 질을 높여주고 행복의 샘물이 마르지 않게 해주는 발원지이기 때문이다.
.gif)
.jpg){kind=small}
.jpg)
.jpg)
.jpg)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