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일 예정이었던 ‘2차 돌봄파업’이 22일까지 유보됐다. 교육부가 “돌봄전담사의 처우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하면서 급한 불을 끄는 듯 보였다. 그러나 돌봄전담사와의 교섭 당사자인 시도교육청과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예산 부담 등 갈등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교육부와 국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7일 돌봄전담사들이 소속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 대표자와 긴급 간담회를 열고 “돌봄전담사의 근무시간 확대와 교사의 행정업무 경감을 연계해 전담사의 처우를 개선하는 학교돌봄 운영 개선 대책을 내년 상반기 중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번에는 교원단체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실천교육교사모임(실천교사)는 이날 각각 성명을 내고 국회가 '온종일 돌봄체계 운영·지원에 관한 특별법(온종일특별법)' 입법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교조는 "국회 교육위원장은 ‘이해당사자와의 충분한 협의’를 거치겠다고 해 온종일돌봄특별법 추진을 사실상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며 "교육부가 초등 돌봄의 지자체 이관 관련 정부 입법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이어 나온 발언이라 더욱 실망감이 크다"고 밝혔다.
교사노조는 "이번 합의는 돌봄의 지자체 이관이라는 정책의 큰 방향은 안중에도 없고, 교사의 업무가 아닌 돌봄을 학교에 존속시키는 것"이라면서 "교사의 일방적 헌신과 희생만을 강요하여 돌봄의 질적 저하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겨울 방학을 앞두고 학부모들의 불안도 불만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거리두기 격상으로 인해 피아노, 태권도 학원을 비롯한 각종 교습소까지 문을 닫아 아이들을 보낼 곳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영어유치원이나 놀이학교의 경우, 법적으로 학원으로 분류돼 있어 이달 8일~28일 3주간 문을 닫는다. 사실상 유치원처럼 운영되는 곳이지만 학원이므로 8일부터 운영을 중단해 맞벌이 부부는 물론 외벌이 부부들까지 아이 돌봄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당장의 문제로 보이는 파업을 저지하기 위해 교육부과 국회 교육위는 돌봄전담사 처우 개선 논의에 집중하겠다며 이들을 어르고 달래는 사이에 교원단체들이 요구한 '돌봄 업무 지자체 이관' 논의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이에 교원단체의 협의회 참여는 무의미해진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22일 파업 예고 역시 아직 유효하다.
교육부는 협력과 설득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그러나 협력과 설득에 교육부는 주체로서 한발 빠져있다. 이와 같은 태도는 오히려 교원단체와 돌봄노조의 갈등을 부추기는 꼴이며, 이러한 지적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돌봄은 편가르기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것을 교육부만큼은 잘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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