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이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교원 성과상여금 지급으로 인한 서열화는 국가적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엄중한 시기에 분열을 초래할 것"이라며 "올해만이라도 균등 배분하는 것을 제안한다"고 의견을 밝히면서 교총을 비롯한 교원단체에서 이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2001년 도입된 교육공무원 성과상여급 제도는 1년간 근무성적을 평가해 S·A·B등급 순으로 등급을 나누고 등급에 따라 기본급의 일정비율만큼 추가로 지급하는 제도이다.
기피 업무를 담당하는 교원을 대상으로 성과급에서 우대해 교직사회에 사기진작을 도모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교원 사이에는 교육활동을 성과로 측정하는 것은 어렵다며 반발도 적지 않았다.
이에 교육부는 교원 성과상여금 균등 배분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 결정권을 쥔 인사혁신처가 '공무원 보수 등의 업무지침'을 개정해야 하는데, 그간 교원단체들의 차등성과급 폐지 요구에 선을 그어왔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시행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엄연히 '성과상여금'이라는 이름이 있고 다른 공무원도 이에 따르는 데 교사만 예외로 두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공무원 사회 전체의 사기가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형평성’을 강조했다. 무엇이 형평성인가. 석연찮은 마음뿐이다.
평가 기준을 한 번 보자. ‘주당 수업시간’, ‘수업공개 횟수’, ‘학생·학부모 상담실적’ 등 교과교사를 평가할 때 중요한 사안들이다. 그러나 비교과교사에겐 관계없는 항목들이 주로 쓰이고 있다. 실제로 2018년 전국 비교과교사들의 평가 결과를 보면, 전체의 4.55%만이 에스등급을 받았고 비등급은 71.54%에 달했다.
보건교사를 포함한 비교과교사의 70%가량이 성과급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는 현실은 올해에도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6월, 유은혜 교육부장관은 전국 학교방역 대표 교사들과의 온라인 간담회에서 “방역 최일선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 최선을 다하고 있는 보건교사들의 헌신은 모두가 응원하고 있을 것”이라고 이들을 위로했다.
헌신은 헌신이고, 평가는 평가라는 말인가? 앞뒤가 다른 위로를 어느 누가 진심으로 받을 수 있을까.
서울시교육청은 내년 1월 14일 열리는 제76회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 교원 성과상여금 균등 배분 문제를 공식 안건으로 상정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 2016년 교원성과급 제도 폐지를 공식 안건으로 채택해 교육부에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교육부는 "교육공무원 성과급 제도를 폐지하고 차등 없이 지급하는 것은 협력과 경쟁 유도를 통한 교육의 질 개선이라는 제도 취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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