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 인천세원고등학교 교감
오랫동안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선망하던 최고의 직업이 교사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에는 청소년들의 의식의 변화와 다른 인기 직업의 등장으로 그 순위에 다소의 변화가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교사는 희망 직업의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 직업이 요즘은 ‘무늬만 교사’인 듯 실제로는 3D 업종으로 기피하는 직업으로 전락했다. 단적인 예로 날로 증가하는 송사(訟事)나 교사의 명예퇴직은 우리 교육의 또 다른 속앓이를 드러내고 있다. 교사는 어떻게 이를 극복하고 이른바 사도(師道)를 실천하며 극한 직업의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까?
건전한 정신이 건강한 신체를 만든다. 그러나 이 말이 무색하게도 일부 교사들은 각종 질환을 호소하고 또한 병원의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고 있다. 여기엔 대부분이 학생과 학부모(그밖에 동료 교사, 관리자)와의 관계의 악화가 정신적 고통을 넘어 신체적 질병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과 같은 학생들의 부정적인 감정이 교사에게 그대로 반영되기도 하고, 나아가 학부모의 몰상식한 민원 전화, 교권침해에 상한 감정이 교사를 한없이 지치게 한다. 일상에서 빈번하게 감정 노동자로 전락한 교직이 극한 직업으로 수직이동 하였다. 그래서 교사는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고 되돌아볼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이 필요하다. 학기 중에 교사가 미쳐갈 즈음이면 방학이 찾아온다는 것이 그나마 유일한 희망이기도 하다. 하지만 요즘은 많은 사람들의 질시와 투기로 방학 기간에 교사가 ‘놀고 먹는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렇게 사면초가에 빠진 교직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일까?
교사 A, 그는 동 학년 교사 또는 함께 공부하는 교사들과 감정과 고민, 해결책, 지혜를 나눈다. 때로는 수석교사에게 고민과 인생 상담을 통해 위로와 격려를 얻는다. 방과 후에 교실이나 특별실에 남아 펑펑 울면서 그 감정을 달래기도 한다. 그럼으로써 자신을 옥죄고 채근하던 상태에서 마음의 평안과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교사 B,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동 학년 교사들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을 통해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에 대해 조언을 듣는다. 이렇게 해서 학생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얻고 고민을 공유하면서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다. 교사 C, 그는 교내 Wee 센터 전문상담사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위로를 받기도 한다. 때로는 동년배 교사나 동 교과 교사와 대화를 나누고 상담 전공을 한 교사와 통화를 하면서 해결책을 찾기도 한다. 심지어 정신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기도 한다. 교사 D, 그는 같은 교원 단체에 속하는 교사 모임에서 연대를 추구한다. 홈페이지에 고민을 올리고 거기에 따라 올라오는 댓글을 통해서 해결책을 찾기도 한다. 그곳에는 의외로 전문가들이 많아서 서로 위로를 받고 새로운 지식까지도 쌓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해결책은 스스로를 격려하면서 돌파구를 찾는 것이다. 이른바 ‘자기 격려’라는 방법을 통해서다. 여기엔 지혜와 용기, 긍정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 필자는 성찰을 통한 자기와의 대화를 적극 권장한다. 예컨대 “여기까지 잘 왔다. 할 만큼 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슬픔까지도 사랑하자! 이 정도면 괜찮아”라고 셀프 격려를 하는 것이다. 여기에 특별히 게리 체프만(Gary Chapman)의 『5가지 사랑의 언어』에 나오는 ‘인정하는 말, 함께 하는 시간, 스킨십, 선물, 봉사’도 스스로를 힐링하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제안한다.
이제 오지 여행가처럼 극한 직업이 되어 버린 교직, 그래도 우리는 교육에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 그 희망의 중심에 교사가 있음은 물론이다. 신은 인간 모두를 사랑할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고 어머니는 모든 것을 가르칠 수 없기에 선생님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교직은 천직(天職)이라 하는 지도 모른다. 모두가 위로와 공감, 전문적인 조언, 상담과 치료, 봉사 등 자신에게 적합한 치유 방식을 찾아 위대한 사명을 간직한 천직으로서의 교직을 수행해 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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