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경자년의 첫 해가 떠오르기가 무섭게 교육계에서 가장 먼저 바뀐 것이 있다. 회계와 행정업무를 통합한 시스템인 ‘K-에듀파인’이 2일부터 개통된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야심찬 계획과 달리 교사들에게 불편함을 가져왔으며, 새학기를 맞이하는 3월 ‘대란’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일고 있다.
K-에듀파인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과 국공립 유치원, 초·중등학교에서 회계관리시스템과 업무관리시스템이 하나로 통합한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업무처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학부모들도 K-에듀파인을 통해 교육비 등을 스마트폰, 신용카드 등으로 편리하게 납부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개통과 동시에 업무가 마비되는 상황이다. 경기도에서는 접속이 아예 안 됐고, 서울 등 일부 지역 역시 접속 불량으로 몇 시간씩 대기하기도 했다.
이에 교사들은 업무처리를 위해 온종일 접속에 매달리는 상황이었다. 접속이 됐다 해도 기안문서가 도중에 튕겨나와 버리거나 아예 순서가 뒤바뀌어 엉터리로 출력되는 등 문제를 드러냈다. 또한 기존 아래한글 문서와 K-에듀파인에서 사용하는 ODT파일이 서로 호환이 안 되는 데다 버전도 맞지 않는 등 기술적인 부분까지 겹쳤다. 이 때문에 학교에서는 예산집행 결재를 못받아 조퇴 및 출장 처리가 안되는 경우도 많았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서비스 성능을 개선하는 프로그램을 보급할 계획이라고 해명했지만, 교사들의 분노를 잠재우기엔 늦은듯 보인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준비없는 K-에듀파인, 컴퓨터는 먹통, 교사는 분통’이라며 “기본적인 안정화도 돼 있지 않은 프로그램을 실험하듯 개통, 학년말 학교업무를 마비시킨 처사는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왜 매번 이런 문제가 생기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처음 도입하기 전에 테스트를 해본 것인지, 선생님들의 업무 처리 일정을 고려하기는 했는지 말이다.
개학과 입학이 이뤄지는 3월에는 학교가 분주해진다. 교사는 물론 교직원까지 예민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때는 지금과 같은 혼란이 일지 않도록, ‘대란’이 터져 올해 교육계의 화려한 서막을 올리지 않도록 교육부가 조금 더 세심히 점검해 ‘K-에듀파인’의 본래 목적을 살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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