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3년 사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청소년 단체들이 실질적인 활동보다는 입학사정관제를 겨냥한 스펙쌓기가 가능한 ‘모의국회’ 활동에 치중되면서 내부적인 논란과 ‘돈 벌이’가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단체로서의 활동보다는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거나 관련 행사들에 참여해 소위 스펙 쌓기에 치중하고 있다는 것. 이와 중에 공금횡령이나 내부 갈등 등으로 청소년 단체 본연의 취지가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100여 명의 활동회원을 보유한 A단체, 보수적 성향의 이 단체는 1년에 모의국회만 2회 정도를 개최한다. 자체적인 신문발행 활동도 하고 있지만 주력활동은 모의국회. 이 같은 모의국회는 참여회비만 28만 원에 달하는데다 국회의원 사무실에 공문을 보내 의원을 섭외한 뒤 국회의원이 단체 참가 학생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한다. 수여된 임명장들은 입학사정관제의 주요 ‘스펙’으로 사용되기 일쑤라는 것이 관련 단체 학생의 설명이다.
진보성향의 B단체 또한 실질회원 100여 명으로 지난 2월에 1회, 8월에 1회의 모의국회를 개최했다. 회비는 20여 만 원으로 측정되어있고 200여 명의 학생들이 2박 3일의 모의국회 활동에 참가했다. 이 단체 모의국회에 참여한 국회의원은 4명, 그 중 한 국회의원의 이름으로 4명의 학생이 ‘상장’을 수여했고 참석한 모든 학생이 수료증을 받았다.
단체 관계자는 “20여 만 원의 회비는 낮게 측정된 것이고 모두 호텔 숙박비와 활동비로 쓰이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올해 초 대표의 공금횡령 논란이 일어나며 내부적인 분열위기를 맞았던 전적이 있다. 모의국회 회비, 단체 회비, 대회후원금 등을 포함한 250여 만 원을 대표가 주식투자하는 데 사용했다는 것이 논란의 중심이다.
대표는 이에 대해 해명을 하고 내부적 오해를 푼 것으로 밝혀졌지만, 익명을 요구한 관련 단체 학생은 “모의국회 회비 등이 세무신고가 들어가지 않고 관리에서 미흡한 점이 많아 청소년 단체들의 회비횡령 논란은 비단 이 단체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아예 비영리 단체가 아닌 ‘법인’ 형태로 운영되는 C 청소년 단체도 눈에 띈다. 이 단체는 위원장이 되는 자격으로 다수의 학생들에게 매 달 1만 원씩의 회비를 걷는데다 다수 열리는 비교적 숙박비가 싼 서울 시내 D호텔에서 묵는데도 불구하고 높은 참가비를 모아, ‘실질적으로 장사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 회계를 공개하라’는 내부 비판이 일자 해당 회원들을 전원 탈퇴 시켰다. 더욱이 단체를 운영하는 운영진은 대부분이 청소년이 아닌 성인이다.
한편, 입시경쟁을 타파하겠다는 취지로 구성된 D단체는 입시경쟁 타파에서 벗어나 기업인들과의 연계에 혈안이 되어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대표의 독단적인 언행과 행동으로 내부적 갈등은 물론 보수, 진보를 아우르며 후원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
한편, 청소년 단체 활동가들의 정치적 활동은 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정계 진출로 이어지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A단체에서 부회장으로 활동하다 새로운 단체를 설립해 활동하던 한 청소년 활동가는 현재 부산지역 한 정치단체에서 부의원장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단체 활동에 회의를 느끼고 있다는 한 학생은 “두어 개의 청소년 단체에서 임원직을 맡았다. 단체별 특수성이 거의 없다. 내부적 행사나 청소년 인권, 활동에 대한 논의나 토론이 아닌 대회행사에 집중하고 국회의원들과의 연계에 치중한다”며 “이번 입시에서 K대학의 경우 청소년 단체 활동경력을 입학사정관제에 기입한 학생들은 전부 탈락시키는 등 청소년 단체 활동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소위 서울지역 4년제 대학에 이와 같은 활동 내용으로 지원했다. 내부적인 갈등도 해소하지 못하면서 스펙쌓기용 단체 활동이 얼마나 의미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볼 문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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