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회원가입 | 뉴스스크랩 | 나의덧글
최종수정 22.10.05 14:58
   
사설월요포커스오피니언
뉴스 홈 사설/칼럼 사설 기사목록
 
<교육광장> 대학 구조조정의 역설
기사입력 2022-08-05 오전 10:13:00 | 최종수정 2022-08-05 오전 10:13:28   

차갑부
명지전문대학 명예교수



오늘날과 같이 대학이 팽창한 것은 1980년대였다. 당시에는 누적되는 재수생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다. 대학에 가고자 하는 사람에 비해 대학이 적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었다. 이에 전두환 정부는 누적되는 재수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81년부터 졸업 정원보다 30%가량 신입생을 더 뽑도록 했다. 소위 ‘졸업정원제’가 시행되자 갖가지 부작용이 나타났다. 일률적으로 30%가량을 중도에서 탈락시켜야 하는 문제, 대학생들의 치열한 경쟁심리는 또 다른 문제로 등장했다. 이에 1985년부터는 초과 모집 비율 30%를 대학의 자율에 맡겨 사실상 대학 정원이 그만큼 확대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것이 우리나라 대학 팽창의 원점이다.

그 후 대학은 경쟁적으로 정원을 늘려나갔다. 여기에 1996년 시행된 대학설립 준칙주의는 대학 설립 요건을 완화하여 신설대학이 비 온 뒤의 죽순처럼 생겨났다. 이에 따라 부실 사학이 등장했고, 그중 일부는 이미 폐교된 바 있다. 2005년에 삼성전자공과대학교를 비롯하여 일부 기업체에서 사내대학을 설치하고 전문 또는 학사학위는 물론 박사학위까지 남발하고 있다. 학부는 없고 석사·박사 과정만 설치할 수 있는 대학원대학 역시 고급 학위를 남발하고 있다. 1972년에 개교한 방송통신대학 외에 그동안 「평생교육법」에 의해 설치·운영되던 사이버대학을 2007년에는 「고등교육법」을 개정하여 정규대학으로 승격함으로써 현재 사이버대학이 20여 개교에 이르고 있다. 고등교육의 확대는 현재진행형이다. 올해 3월에는 나주시에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가 신설되어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선발했다. 아울러 올해부터 전문대학에도 ‘마이스터대학’을 선정하여 전문기술 석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미 심화 과정을 통하여 전문대학에서도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한 데 이어 석사학위까지 취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배울 사람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배울 곳은 늘어나는 이 역설적인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대학 정원을 줄여야 할 때 다양한 유형의 고등교육기관이 그대로 존재하거나 오히려 신설되고 있다. 대학에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교육부의 말이 구두선(口頭禪)일 뿐이다. 학생 수의 감소로 대학 정원이 대학 진학 희망자보다 많은 현실에서 교육부는 한 손에는 정원 감축이라는 칼을, 다른 한 손에는 대학 확장이라는 방패를 들고 있는 형국이다. 전국시대 초나라에 무기 파는 상인의 모습이 연상된다.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고등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시비 걸 생각은 없다. 하지만 기존의 고등교육기관에서도 충분히 취득할 수 있는 학사 및 석사 학위, 심지어 박사학위조차 쉽게 취득할 수 있는 기관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은 학력인플레이션(educational inflation)을 조장함으로써 학위의 사회적 가치를 절하시키는 심각한 문제의 근원이라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과잉교육(overeducation)의 문제는 학력과 수행하는 일의 내용이 불일치할 때 발생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대졸 취업자 중 30%의 비율이 과잉교육자로 나타났다. 과잉교육 못지않게 전공과 일의 불일치도 심각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공과 직업의 일치도는 37.2%로 나타나 전공과 무관한 일을 하는 사람이 많음을 알 수 있다. 대기업 사장을 지낸 이영하 박사는 자신의 저술 『세계 1등은 다르게 일한다』에서 “전공은 다시 시작된다.”라는 말로 직장에서 전공과 일의 불일치를 인정한다.

배울 곳은 많으나 배운 것을 써먹을 곳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전공과 관련 없는 일을 하거나 학력보다 낮은 수준의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대학의 존재 이유에 대한 회의로 이어진다. 취득한 학력에 비해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할 때 불만사회(discontented society)가 된다. 불만은 심각한 정신분열로 이어지고 매사를 부정적인 눈으로 바라보게 한다. 이러한 사회에서 사람들은 희망을 잃는다. 배운 것을 써먹을 수 있는 곳이 많을 때 젊은이들에게는 희망을 주고, 대학이 존재해야 하는 정당성을 확보하게 된다.   


기사제공 : 주간교육신문
 
 
 
 
네티즌 의견
전체 0   아이디 작성일
 
 
<교육광장> 미래 발전을 위한 변화를 기다리며
<교육광장> 자퇴생이 받은 필즈상의 의미
사설 기사목록 보기
 
 교육활동 침해 생활기록부 기재
 교육부장관 이주호 지명
 조희연, 국교위에 협치 요청
 국가교육위원회 오는 27일 출범
 “TV 수신료 5년치 내라”
<교육광장> 호명 효과
[안성 서운중] ‘생태전환교육 ..
<교육칼럼> 유머를 학습하는 즐..
교육활동 침해 생활기록부 기재
교육부장관 이주호 지명
 
회사소개 광고/제휴 이용약관 개인정보취급방침 이메일수집거부 공지사항 구독신청 기사제보 독자투고 관련교육기관
 

[주간교육신문사] 04034  서울특별시 마포구 잔다리로7길16(서교동) 교평B/D 5층 Tel : (02)3142-3212~4 / Fax : (02)3142-6360  제호: 주간교육신문 등록번호:서울 아02648  등록일:2013년5월16일  간별: 주간     발행인 겸 편집인:이창호    청소년보호책임자:공춘식
총무국, 편집국(신문, 평론) 02-3142-3212 ~4

Copyright(c)2022 주간교육신문사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