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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제학교 '아동학대' 논란

2025년 전면 도입 가능할까?
기사입력 2022-08-12 오후 12:42:00 | 최종수정 2022-08-12 12:42   
교육부가 오는 2025년 모든 초등학교에서 전일제학교를 운영하겠다고 밝혔으나 교육현장에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교사들의 업무 부담이 늘어나 정규 교육활동까지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부터 아동학대 논란까지 불거진다. 만5세 초등학교 입학에 이어 윤석열 정부 교육정책이 또 한번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장상윤 교육부차관은 9일 국회교육위원회에 출석, 내년 시범운영을 거쳐 전면 확대하는 내용을 보고했다. 전일제학교는 기존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돌봄교실에 교육적 기능을 추가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운영시간은 오후 8시까지로 늘어난다.

교육부는 9월 중 전일제학교 운영 시안을 발표하고 여론을 수렴한 뒤 10월 중 확정할 계획이다. 이후 시범학교 선정 등 절차에 거쳐 내년 3월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 어떻게 운영되나 =
교육부는 교육과 돌봄의 국가책임을 강화하는 취지에서 전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일제학교는 방과후학교와 돌봄의 두가지 트랙을 병합해 운영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먼저 방과후학교는 지금보다 수업 시간이 늘어나고 프로그램도 다양화 된다. 교육부는 방과후학교의 양적확대와 함께 서비스 질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방과후학교는 대략 오후 5시까지 운영하고 이후에는 학생과 학부모가 원할 경우 밤 8시까지 돌봄교실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또 학교와 교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방과후전담인력을 배치할 계획이다. 방과후 강사채용 및 급료 지급과 같은 행정업무를 전담케 해 교사들에게 부담이 가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전담인력이 단순 행정업무 담당으로 할지 아니면 전일제학교 교육활동을 전반적으로 책임지는 관리자까지를 포함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담인력을 어떻게 구성할지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속칭 ‘방과후학교장’ 도입 등 다양한 방안 등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전일제학교가 도입되면 학교운영을 총괄하는 교장은 밤 8시까지 근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쟁점은 = 가장 큰 쟁점은 아동학대 논란이다. 오전 9시에 등교해 저녁 8시까지 학교에 머물러야 하는 현실은 나이 어린 초등저학년 학생들에게 큰 고통이 된다.

맞벌이 가정을 위한 돌봄이라고 하지만 하루 11시간을 학교에 머무르게 하는 것은 아동학대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 교장은 “전일제학교가 부모를 위한 것인지, 아동을 위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아동 인권의 관점에서 본다면 받아들일 수 없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등교장들 사이에서 이같은 문제의식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정부가 충분한 여론수렴과 전문적 검토없이 강행하려 할 경우 상당한 반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초등학교 교장은 “참여정부 말기부터 온종일학교 등 다양한 이름으로 유사한 정책이 검토돼 왔으나 실현되지 못한데에는 전일제학교가 교육적으로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일부 정책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친구들과 어울려야 할 학생들의 자유시간을 제약하고 집단생활이 길어지는데서 오는 심리적-정서적 압력이 아동 발달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수 있음을 지적한다.

아이들의 친구 관계나 사회적 접촉면이 학교로 제한되면서 다양한 부류의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들어 자신만의 사회적 연결망을 구성하는 능력이 약화된다는 설명이다.

반론도 있다.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교만큼 아이들을 믿고 맡길수 있는 곳이 없다. 자녀를 맡겨야 하는 부모 입장에서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도 밤 8시까지 아이를 맡아주고 있다"면서 "학생이 힘들다는 이유로 이를 시행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교사들의 업무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지적도 많다. 교육지원청이 주체가 돼 운영한다고 하지만 전일제학교에 필요한 기본적인 업무는 단위학교 교사들이 수행할 수밖에 없어 교사들의 업무 부담이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게다가 돌봄교실이 단순한 돌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들의 요구를 반영, 교육기능이 강화돼 단위학교들로서는 업무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규수업 등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위축되거나 소홀해질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일제학교 정책연구를 맡고있는 연구진들도 가장 큰 쟁점으로 교사 업무부담을 꼽는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교육지원청에서 운영 책임을 진다고는 하지만 교사들이 담당해야 할 행정업무는 지금보다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학교비정규직 노조의 파업 등 돌봄교실 구성원들의 갈등이 더욱 심화 될 경우 학교에서 감당해야 할 부담은 더 커질것이라고 밝혔다.

돌봄시간이 늘어날 수록 자원봉사자나 비정규직이 함께 증가한다면서 질적인 서비스는 뒷전인채 비정규직만 늘린다면 기대했던 성과보다 갈등과제만 많아질수 있다고 부연했다.  

교사노조연맹은 올해 초 발표한 성명에서 “초등 전일제학교 운영, 돌봄 운영시간 20시까지 확대 등의 정책이 초등교육의 훼손이나 교사들의 희생 위에서 이루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초등교육에 결손이 생기지 않도록 교원에게 관련 업무를 전가하지 말 것 ▲학교나 교육청 예산 투입을 강요가 아닌 별도의 예산을 마련하여 추진할 것 ▲인력 관리와 프로그램 운영을 교육청이나 지차제 등에서 책임 관리할 것’ 등을 선결 조건으로 제시했다.


◆ 전일제학교 기대효과 = 먼저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는 점이다. 학교에서 자녀의 돌봄과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한다면 학부모들의 호응은 높을 수밖에 없다.

아울러 학원 등 사교육 기관에 보내지 않아도 되는데서 오는 교육비 부담 경감도 장점으로 꼽힌다.

전일제학교를 통해 모든 학생들에게 균등한 교육 서비스가 제공된다면 가정 여건에 따른 교육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다.

방과후수업이 다양해 지면서 학생 수준에 맞는 맞춤형 교육이 가능해져 개별화 교육을 촉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외에 전일제학교가 지역사회와 연계, 운영하면 지역사회에서의 학교의 역할을 강화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교육부는 교육에 대한 국가책임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전일제학교 도입은 의미있는 시도라고 강조했다.



장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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