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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전교조의 윤석열 정부 대일굴욕외교 규탄 성명에 대해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으로 볼 수 없다며 법령 범위 내의 노조 활동을 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전교조는 규탄 성명을 통해, ‘시민적 권리인 정치기본권을 박탈’하려 하는 정부를 비판했고, 그동안 정치적인 사안에 중립적으로 대처해왔던 교사노조에서조차, ‘노조의 자주성을 침해한 부적절한 행위’라며 유감을 표했다.

전교조의 활동에 대해 교육부가 아닌 고용노동부가 제동을 거는 일은 흔한 일은 아니다. 2013년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와 2020년 통보취소 사례 정도?

전교조는 성명에서, 징계도 처벌도 아닌 고용노동부의 단순 통보를, 실제로는 고용노동부가 총대를 맨 ‘정부 탄압’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물론 그 말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닐 수도 있다.

현 고용노동부의 장은 이정식 장관으로, 그의 경력에서 가장 많은 부분은 한국노총에서 일한 시간이다. 1986년부터 2017년까지 무려 30여 년간, 한국노총의 여러 요직을 맡아왔고, 그런 만큼 노동조합의 역할과 책무, 법령 등에 관해 누구보다도 자세히 알고 있을 것이다.

고용노동부 장관 명의로 전교조에 보내진 공문이라면 차후의 파급력을 감안했을 때 장관이 공문의 내용을 몰랐을 리 없다. 공문이 아무런 법적 구속력이 없음에도 ‘법령 범위 내에서의 노조 활동 협조’를 요구했다면, 말 그대로 전교조의 행동이 법령 범위 바깥이었을 수도 있다.

전교조는 이미 오랫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외쳐 왔다. 특히, 교육자유특구 설치 등 지자체장-교육감 러닝메이트제와 관련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더욱 크게 정치중립을 강조했다.

허나 전교조가 실제로도 정치중립적인 단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특히, 이번에 고용노동부가 문제 삼은 윤 정부의 대일굴욕외교 규탄 성명서는 일본을 비난하는 내용과 더불어, 현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같은 상황에서 교총은 일본 정부의 역사왜곡을 비판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물론 교총도 정치적으로 완벽하게 중립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예전에는 더욱.

누구라도 ‘정치적 중립’을 외치고 싶다면, 스스로가 모든 상황에 대해 정치중립적이어야 한다. 전교조의 규탄 성명서에서 일부 표현들이 정제되서 쓰였다면, 그 성명서만으로는 누구도 전교조의 정치중립을 의심하지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