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에 따라 사립학교 교직원 등에 대한 연금·퇴직수당·재해보상 제도 운영을 위해 설치된 사립학교교직원연금기금(이하 사학연금기금)이 오는 2028년부터는 적자로 전환되고, 2042년엔 완전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사학연금의 재정이 지속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폐교로 인한 연금 조기수급 개시자는 향후 재정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 2일 국회예산정책처(이하 예정처)의 '사학연금의 재정전망 및 제도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사학연금기금 적립금은 2024년 기준 28조 1337억 원으로, 현행 제도 유지 시 2028년 적자로 전환해 2042년 적립금이 모두 소진될 전망이다.
사학연금은 공무원연금과 마찬가지로 가입자의 직업 안정성이 높다는 전제하에 설계됐으나, 최근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폐교로 인해 연금 수급 개시 연령 이전에 퇴직연금을 수급하는 사람들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폐교로 인한 사학연금 퇴직연금 수급자 수는 총 410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 60대 이상이 196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149명으로 뒤를 이었다. 30대와 40대도 각각 2명, 63명이며 앞으로 학령인구 감소세로 폐교와 조기 퇴직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 사학연금 재정의 지속가능성 우려가 제기된다.
사학연금 가입자는 고용보험을 적용받지 않아 실업·이직 시 지원을 받을 수 없는 대신, 직제·정원의 개정과 폐지 또는 예산의 감소 등으로 인해 퇴직한 경우 퇴직 5년 후부터 퇴직연금을 지급받는다. 공무원연금법을 준용한데 따른 것이다.
예정처는 "사학연금의 재정이 지속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폐교로 인한 사학연금 조기 개시자는 향후 재정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학령인구 감소로 폐교로 인한 사학연금 조기수급 개시자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6~21세의 학령인구는 2025년 697만 8000명에서 2040년대 초반 410만 명 수준까지 감소한 후 2050년대 초반 소폭 반등했다가 이후 다시 감소할 전망이다. 현행 사학연금 제도가 유지될 경우 폐교로 인한 조기수급 개시자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정처는 사학연금 재정안정화를 위한 개혁이 필요한 상황에서 가입자 중 대학병원 직원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사학연금 가입 교원 수는 지난 2015년 17만 4천 명을 기점으로 감소하는 추세지만 반대로 병원 직원 수는 2015년 5만 7천명에서 2016년 8만 7천명, 2023년 13만 2천명까지 계속 증가했다. 현재 병원 직원이 사학연금 전체 가입자의 약 4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이에 예정처는 “단순히 재정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 개혁뿐만 아니라 가입자 특성을 고려한 구조적 변화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정처는 보험료율·급여 등의 조정을 통해 수지균형을 달성할 수 있는 구조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고, 사립학교 교직원의 고용보험 가입을 허용하거나, 이들을 위한 별도의 제도를 마련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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