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에 진열된 여느 동화책에 견주어도 손색없는 ‘나만의 동화책’을 만들고 출판기념회를 연 학교가 있어 주목된다.
서울 당현초등학교(교장 신용규, 사진)에서는 4학년 121명이 한 달 동안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넣은 나만의 동화책 출판기념회를 지난 8일 열었다.
“‘엉뚱한 미오의 얼렁뚱땅 일기’라고 제목을 붙인 이 책은, 주인공이 왕따를 당하는데 친구들이 도와줘서 친한 친구가 된다는 내용이에요. 친구 간에 오해보다는 이해를 하며 살아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썼어요.”라며 박민선(4학년) 양은 한 학기동안 자신이 직접 제작한 동화책 출판기념회에서 책의 내용을 소개했다.
이 같은 동화책 만들기 프로젝트는 아이들이 즐겁게 동화책을 읽을 방법을 찾던 4학년 교사들의 열정에서 비롯됐다. 학생들이 동화책에 흥미를 갖고 독서에 익숙해지도록 아침마다 동화책 읽어주는 시간을 갖고, 윤독도서를 구비하여 학급별로 돌려 읽고 독서퀴즈 등 독후활동을 강화하면서 학생들은 동화책 읽기의 즐거움을 맛보기 시작했다. 한 학기에 독서실에서 대여한 횟수가 가장 많은 반은 한 명당 24권으로 학생들의 동화책 사랑도 열기를 더해갔다.
‘읽은 데서 그치지 않고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쓰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한 교사들은, 미니북 만들기 등 다양한 독후활동을 실시하였고, 학생들이 상상력을 발휘해 만든 미니북은 한 학기에 10권이 넘어갔다. 창의경영학교의 이점을 살려 동화책을 출간하기로 결정하고, 학생들이 자신의 미니북 중에서 스스로 고른 작품을 동화책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창체 시간을 이용해 하루 1~2장 도화지에 그림을 그렸고, 교사들은 그림을 스캔하고 이야기를 워드로 옮겼다. 중요한 작업인 포토샵 작업은 학부모들의 재능기부로 이루어져 121권의 동화책이 출판됐다.
4학년 신현희 부장교사는 “한 권당 하루가 넘게 걸리는 어려운 작업인데 기꺼이 재능기부해 준 학부모들에게 감사하다”며 “학생들이 힘들고 하기 싫어했으면 멈췄을 텐데, 아이들이 즐겁게 참여했기에 좋은 결과를 맺게 되었다”고 전했다.
김복례 학부모회장은 “처음 기대반 걱정반으로 동화책 만들기 재능기부에 참여했는데, 아이들의 멋진 작품을 보니 이런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 자체로 감사함을 느낀다”며 “동화책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저학년을 대상으로 직접 저자가 되어 사인회까지 하는 모습을 보니 아이들에게 소중한 경험이 된 듯하다”고 전했다.
신용규 교장은 “어린이들 동화책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보람차다”며 “수업시간과 독서시간에 독서한 것을 바탕으로 모두가 책을 써낸 것이 자랑스럽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담임선생님들이 열심히 지도한 독서교육지도가 바탕이 되었고, 학부모님들의 포토샵 작업도 큰 조력이 되었다”고 말했다.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서울북부교육지원청 안정숙 교육장은 “인생의 안내자라고 부르는 책을 만들고 출판기념회를 연 것을 축하한다”며 “엄마가 아이를 낳듯이 이 책을 만든 기쁨은 앞으로 여러분의 모든 에너지의 기반이 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당현초 4학년 학생들 중에서 세계적인 문호가 나오고,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올 것이라 확신한다”고 격려했다.
함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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