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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국 경찰청마다 교육비리 사건 수사결과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공정택 교육감 인사비리부터 학교급식 납품 비리, 부교재 채택 리베이트 수수, 앨범 채택료, 창호 등 시설공사를 둘러싼 뇌물수수, 그리고 호화교장실 공사와 수학 여행 및 수련 활동 부정 사건까지 온갖 추문이 경찰을 통해 쏟아지고 있다.

서울, 경기, 인천, 대구, 경남 등 전국에서 동시 다발적이다. 이들 지역에서 최근 한 달 새 비리 혐의로 경찰에 적발돼 파면 해임 등 징계대상에 오른 교직원이 무려 7백여명에 육박한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사건까지 포함하면 1천여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추측이다.

교육 비리에 대한 경찰의 수사는 지금도 계속된다. 실제 지난 달 서울경찰청에서 서울시내 몇몇 교육청의 지난 3년간 교장승진 내역을 통째로 가져갔다고 한다.
말 그대로 교육계가 비리백화점이 됐다. 일반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 그지없다.

그도 그럴 것이 교육계에서 터지는 사건마다 대형이다. 웬만하면 수사선상에 오른 인원이 수백여명에 이른다. 경남교육청에서 적발된 육우 납품 비리에는 256명이 징계대상이다. 부교재 채택을 둘러싸고 리베이트를 받은 교사는 64명이다. 이달 들어 320여명이 비리혐의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교육청 수학여행 비리에는 157명의 전현직교장이 불구속 입건 상태다. 이들 중 상당수는 파면 또는 해임으로 옷을 벗게 된다. 인천교육청에서 벌어진 호화교장실 사건에는 교직원 94명이 징계대상이다.

교육계로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그런데 한 가지, 일각에서 경찰의 수사 결과가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비슷한 예로 급식비리 사건으로 경찰에 적발된 한 영양사는 업체로부터 명절때 시가 3만원짜리 와인 한 병을 받았다가 뇌물수수 죄목으로 징계처분을 받을 지경에 놓였다. 현지에서는 너무 지나치다는 동정론이 빗발친다고 한다.

또 업체로부터 수학여행 대가로 수 백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서울시교육청에 통보된 한 장학관은 확인 결과 사실무근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하마터면 비리교장으로 오명을 뒤집어 쓸 뻔했다”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업체 장부만 믿고 마구잡이 수사를 하다 보니 억울한 사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교육계에서는 사정 기관들이 실적 올리기 경쟁에 나서면서 교육현장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교육비리 사건의 경우 수사에 위험 부담이 적은 대신 밀도가 높아 대규모 인원이 연루되는 경우가 많고 사회적 파장도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라는 것.

교과부 관계자는 “교육 비리를 두둔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찰 등 사정기관들이 저인망식 무차별적 수사도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서울 시내 한 고등학교 교장은 “언론의 노골적인 보도태도와 경찰의 과잉의욕이 맞아떨어지면서 교사들의 명예와 자긍심이 커다란 상처를 입혔다”며 “공직 기강을 바로 잡는 데는 효과가 있었을지 몰라도 교육계 전체가 비리의 온상인양 비춰져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