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사립유치원에 대해 강공을 계속한 결과 비리 사립유치원 사태는 외관상 일단 평온을 되찾아가는 듯한 모습이다.
교육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5일 국·공립유치원 확충과 국가회계프로그램 ‘에듀파인’ 적용확대 등을 골자로 한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어 교육부는 지난달 28일 각 시·도 교육청의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추진단’ 회의를 열었고 30일에도 유치원·어린이집 공공성 강화 관련 관계장관 간담회를 열었다.
정부는 이렇게 잇따라 열린 회의를 통해 사립유치원이 집단행동에 나설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까지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정부의 이런 강공 때문인지 한유총은 지난달 30일 유치원장 토론회를 비교적 조용히 끝냈다. 그리고 우려와 달리 집단행동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사태가 명쾌하게 정리된 것은 아니다. 사립유치원들이 정부의 강공에 일단 물러선 듯하지만, 흔쾌히 승복한 것은 아니다. 정부 정책을 진심으로 수용한 것 같지도 않다. 다만 비 올 때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따라서 또다시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정부는 이런 갈등으로 말미암아 아이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사립유치원들이 정말로 폐원하겠다고 할 경우 유치원생들이 갈 곳을 잃어버린다.
실제로 일부 유치원에서 그런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유치원을 닫을 경우에는 학부모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못 박는 등 대응책을 제시했다. 그렇지만 일단 폐원을 강행할 경우 당장에는 아이들에게 피해가 미친다.
그러므로 죄없는 아이들이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것은 정부와 사립유치원이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정부가 강조하는 유치원의 공공성이 아무리 옳다고 하더라도 유치원의 협조가 없이는 아이들 교육이 제대로 되기 어렵다. 따라서 정부는 정책들을 무조건 강요만 할 것이 아니라 설득하고 협조를 얻으려는 노력도 동시에 기울여야 한다.
어차피 모든 유치원을 국공립으로 전환시킬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지금의 진통을 계기로 유치원 회계 합리화를 통한 유치원 교육의 선진화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유치원 운영당사자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협조가 있어야 아이들 교육에도 유익하다. 그러므로 정부는 사태를 강경으로만 몰아가지 말고 유치원 운영자들과의 대화를 즉각 시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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