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당국이 사립유치원의 비리를 없애겠다며 감사결과를 공개했다. 교육부가 앞장서고 교육청들이 최근 몇 년동안 실시한 사립유치원 감사결과를 홈페이지에 올렸다. 그러자 학부모들의 비판이 거세고 정부와 여당은 대책을 쏟아냈다.
그러나 대학에 대한 감사결과는 쉬쉬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국회 교육위원회)이 최근 배포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14일 교육부에 ‘사립대학교 종합 감사 결과 보고서’ 자료를 요청했지만 교육부는 거부했다. 대신 교육부의 감시를 받으면서 ‘열람’만 했다는 것이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교육부는 애초 ‘사립대학 종합감사 결과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하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또 지난달 11일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유은혜 교육부장관에게 결과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고, 장관은 “예”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약속을 번복하고 끝내 거부했다는 주장이다.
박 의원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교육부는 이율배반적인 행태를 보인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유치원은 이름까지 공개하며 감사결과를 세상에 내놓았다.
사립 중고등학교에 대한 감사결과도 곧 공개된다. 그런데 유독 사립대학에 대한 감사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 어떤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지 알지 못한다. 공연히 비호한다는 의심만 사기 쉽다.
유치원과 중고등학교는 규모면에서 사립대학에 비해 훨씬 작다. 비리가 일어나도 사립대학보다 작을 수밖에 없다. 비유하자면 유치원은 영세소상공인 수준이고, 중고등학교는 중소기업과 유사하다. 이에 비해 대학은 대기업과 비슷한 위상을 가진다.
더욱이 드러난 비리도 유치원의 경우 아이들에게 피해를 준 사례는 별로 드러나지 않았다. 대체로 설립자가 국고를 유용하거나 회계처리를 잘못 한 경우가 많았다.
이에 비해 대학의 경우 그 피해가 바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전가되기 쉽다. 수요자의 입장에서 볼 때도 대학의 경우야말로 명명백백하게 공개되고 추상같은 조치가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교육당국의 처사는 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 그렇게 해서는 사립 유치원이나 중고등학교들로서는 억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사립학교의 비리를 개선하고 싶거든 교육당국이 우선 이치에 부합하고 경우에 맞게 움직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원성만 듣고 효과는 거두기 어렵다. 한마디로 공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gif)
.jpg){kind=small}
.jpg)
.jpg)
.jpg)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