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동경도 스기나미구가 현재 시행하고 있는 학교선택제 폐지 방침을 내렸다. 스기나미구의 이 같은 결정은 일본이 10년 전 학교선택제를 도입한 이래로 처음이다.
스기나미구 교육위원회는 초중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학교선택제를 오는 2016년도에 폐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지난 3월 3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0년 전 학교선택제를 도입한 동경도 스기나미구는 경쟁 원리 도입에 의한 학교활성화를 기대했으나 교사가 신축건물이라는 등의 이유로 교육내용과 관계없이 학생들이 학교를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또 아사히 신문은 스기나미구가 학교선택제를 도입한 후 10년 동안 검증을 실시한 결과, 일부 학교에 인기가 집중되거나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소문으로 희망자가 격감하는 등 단점이 두드러졌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2000년대 초반, 일본 교육계는 수업연구 등에 노력하지 않고 정체된 일부 교사들의 편리주의 때문에 경쟁력을 잃어버렸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일본 문부성은 2002년 학교선택제를 시행하고 이듬해 학구제를 폐지하면서 일본에서는 잘 가르치는 경쟁이 벌어져 성적이 향상되는 결실을 맺기도 했다.
그러나 학교선택제 따른 부작용이 속출했다. 스기나미구를 비롯한 일본 곳곳에서 지리적 위치와 명문대학 진학 등 교육성과보다 신축건물 등 교육내용과 관계없는 기준으로 선호학교와 비선호학교가 엇갈린 것.
이와 함께 학생들의 선호를 얻은 특정 학교는 오히려 교육시설이 모자라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어려운 처지에 놓인 반면 비선호 학교 딱지가 붙은 학교는 교실이 텅텅 비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전남 광양여중 김광섭 교장은 “당시 매너리즘에 빠진 일본 교육계에 매스를 들이댄 문부성은 학교간의 경쟁을 시키면 좋아질 것이라고 믿었지만, 이후 나타난 부작용을 10년 동안 해결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사히신문은 지난해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계기로 등하교 시 안전을 중시하는 보호자가 증가하면서 학교선택제가 지역과 학교의 연결을 희박하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도 제기되고 있다고 함께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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