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학교에서 학생 단원을 모집하는 컵스카우트가 교사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컵스카우트가 표방하는 캠프, 야영 등의 대외활동이 교육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데도 불구하고 학교 담당교사는 과중한 업무에, 학부모는 고가의 활동비용에 시달리고 있어 활동 자체에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E초등학교 L교사는 “연중 활동이 주로 토요일에 이뤄지는데 카트타기, 승마체험, 오션월드, 놀이동산 등 유원지로 놀러가는 게 대부분”이라며 “연맹은 하는 일도 없이 학교 담당교사에게 단원 모집에서부터 각종 행사 기획에 인솔까지 진행하게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소수를 위한 사설교육에 불과한 활동이 어쩌다가 공교육 산실인 학교에 밀착돼서 교사들에게 과중한 업무를 양산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며 “실효성 없는 프로그램인데도 학교에서 외부활동으로 당연하게 여겨지는 게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컵스카우트 교육성에 대한 불만은 학부모에게서도 나온다. 특히 활동비용에 비해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교육적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불만이 강하다.
서울 U초등학교 4학년 재학생 학부모 김선화씨는 “외부활동을 위한 단복이라면 오히려 치마나 화려한 장식구는 생략해야 한다”면서 “심신단련이라는 당초의 취지나 진정성이 엿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30만 원에 달하는 단복을 동복, 하복으로 마련하고, 각종 표장과 휘장, 기장 등을 구입하게 되면 40~50만 원을 훌쩍 넘어 경제적인 부담도 무시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올해 책정된 연간 활동비만 해도 34만 5200원으로 수익자부담원칙에 따라 내 돈 내고 밖에서 놀다오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컵스카우트가 군대 조직문화를 흉내 내는 활동에 지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K초등학교 L교사는 “철저한 계급과 상하관계로 단원을 구분하는 컵스카우트의 조직성이 과연 초등학생들에게 유익한지 의아스럽다”면서도 “컵스카우트가 그동안 학생들의 외부활동을 전면적으로 이끌어줄 객체가 없었던 상황에서 유일한 대안으로 통했지만, 토요방과후학교와 체험학습이 자리를 잡아가는 이 시점에서 교육적인 활동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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