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신장 이전에 바른 인성교육 실현되어야
인천 구산중학교 고 학 재 교장
“구처럼 둥근 마음, 산처럼 높은 실력” 지난 2010년 인천 구산중학교에 부임한 고학재 교장이 새로 내세운 구산중학교만의 캐치프레이즈다. 이는 “학교는 공부하는 학업의 장이지만, 인성교육이 되지 않고서는 학력의 증진도 없다”는 고학재 교장의 교육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캐치프레이즈는 고학재 교장의 교육철학을 효과 있게 전달해줄 뿐만 아니라 교사들에게는 열정을, 학생들에게는 희망과 행복을, 학부모에게는 만족감을 주며 구산중학교를 이끌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구산중학교는 ‘바른 인성과 알찬 실력을 겸비한 창의적인 민주시민’을 육성하기 위해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한데 어우러져 구산의 꿈을 실현하고 있는 중이다.
바른 인성과 함께하는 학력 신장의 길
학교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인성교육이 중시되고 있는 이때, 구산중학교가 남다르게 시행하고 있는 인성교육은 바로 ‘예비중학생제’이다. 예비중학생제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의 새로운 중학생활 준비와 빠른 적응을 유도하기 위한 구산중만의 교육프로그램이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구산중학교에 배정받은 학생들을 2월 말에 소집하여 5일 동안 시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인성교육과 적응교육은 물론, 자기주도학습 방법 안내와 시간관리 노하우, 목표선정 프로그램을 통해 갑자기 변한 교육환경에 방황하지 않도록 학생들을 이끌어주고 있다. 이는 중학생활의 빠른 적응을 통한 학교폭력 예방효과도 가져오고 있으며, 특히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다는 후문이다.
학교 테마 사업으로 실시되는 학교비전스쿨 ‘구산드림 시크릿 캠프’는 “학교는 ‘인성’과 ‘실력’이라는 두 개의 바퀴가 조화롭게 맞물려야 하는 곳”이라는 고학재 교장의 철학을 실현하고자 운영되는 대표적인 교육프로그램이다. 이는 자기관리가 소홀하고 목표가 불명확한 학생들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주는 비전스쿨로 학업의지를 고취시키고 보다 나은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일 년에 두 번 희망학생을 모집하고 외부에서 초청한 전문 강사가 일대일로 맞춤지도를 하는 등 일생의 계획을 세운 뒤 학부형 앞에서 직접 발표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감과 희망을 갖게 하고 있으며 학부모들 역시 보람과 감동을 느낄 수 있게 해주어 좋은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중학교 시절 집에서 학교까지 10리를 걸어 다니며 자신의 꿈과 미래를 고민했었다는 고학재 교장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프로그램인 만큼 학생들이 꿈을 찾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인생 설계를 하는 동시에 방황하는 사춘기 때의 막연한 불안감을 없애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어 보람이 남다르다고 고학재 교장은 밝혔다.
스스로 자라는 실력과 미래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스스로 자라는 실력을 갖게 해주고 싶었다는 고학재 교장은 철거하기로 했던 구 급식실을 ‘솔빛채움실’이라는 면학실로 개조해 학생들에게 자기주도학습을 위한 교육의 장을 제공했다.
108석 규모의 사설 독서실 못지않은 ‘솔빛채움실’은 학업에 뜻이 있는 학생들이 직접 신청해 자기주도학습력을 키울 뿐 아니라 사교육비 경감과 교육격차를 줄이는데 앞장서고 있다. 또한 학생들의 안전한 이용과 맞춤식 지도를 위해 인턴 교사를 배치하고 우수 이용 학생에게는 포상을 하는 등 학습의욕을 고취시키는 동시에 SMS 문자로 학부모한테 학생의 입퇴실을 알리는 지문인식기를 설치해 학부모의 만족감 또한 높이고 있다.
이렇게 바른 인성과 실력 함양을 겸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효 선도학교, 칭찬선도학교, 학교문화 선도학교, 흡연예방 선도학교, 2011학년도 학업향상 우수학교로 선정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한편 구산중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직업세계에 대한 탐색 기회를 제공하고 스스로 진로를 설정해나가는 안목을 키워주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진로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이 진로아카데미는 단순히 외부강사를 초청해 추상적인 진로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강의하기 때문에 그 인기가 높다는 후문이다. 실례로 올해 구산중 진로아카데미에서 강의한 사람들은 바리스타, 경찰관, 뮤지컬 배우, 승무원 등 다양한 직종을 자랑하고 있다. 각계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생생한 체험담과 조언을 들려줌으로써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구산중학교에서는 학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1년에 한 번 아버지의 날을 지정해 학생들에게 생생한 직업교육과 인성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부모님과 함께하는 창의문학 체험, 창의과학체험전 등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뿐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교육을 펼치고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창의과학 교육
인류를 위해 공헌할 수 있는 창의적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고학재 교장은 과학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재미있는 창의과학 실험 체험전’을 실시한 만큼 구산중학교의 과학교육은 지역주민과 함께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학교 강당에 과학 실험부스 20개를 설치한 뒤 구산중 학생뿐 아니라 인근 초․중․고 학생 및 학부모, 지역주민이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학생과 학부모의 과학 활동 기회를 확대하고 나눔 봉사활동을 통한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하였다.
이뿐 아니라 발명학교를 운영하여 관내에서 발명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모집, 매주 수요일 토요일마다 발명교육을 실시해 발명교육의 산실로서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는 중이다.
이 결과 과학교육 우수교 표창을 받을 만큼 구산중학교의 과학교육은 창의인재를 육성하는 데 그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고학재 교장은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는 말은 교사가 교육 목적을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학교는 교사와 학생이 교실이라는 공간 속에서 학습하는 장소라고 할 때 의미 있는 말”이라며 “최근 많은 교육정책이 쏟아져 나오는데 결국은 교사를 통해서 실천되고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기에 항상 교육의 중심에는 ‘교사’가 있다. 교사가 변화하면 학생도 변화하고, 더불어 교육도 변화한다”며 교육에서 교사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교권추락’, ‘교실붕괴’라는 단어가 더 이상 낯설지만은 않은 요즘 “교사들이 존경받고 우대받을 수 있는 교직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밝힌 고학재 교장은 그와 더불어 “교사들도 전문성 함양에 더욱 노력하여 교권이란 권리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교사 스스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 ‘교사의 질’을 높인다면 진정한 교육의 발전이 올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교사의 권리획득을 위한 4가지, 즉 실력 있는 전문성, 가르치는 교수법, 흥미 있게 수업하기, 편향 없는 사랑으로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교사 역할론을 주문했다.
뿐만 아니라 “교장은 교원들에게 동기와 비전을 부여할 수 있는 ‘변혁적 리더십’과 교원에게 기대감을 가짐으로써 능률을 제고하는 ‘피그말리온 리더십’, 스스로 실천하고 봉사하는 ‘서번트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오히려 관리자가 더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마인드가 있어야 학교에서 진정한 교육이 실현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루어지든 이루어지지 않든 한꺼번에 높은 꿈이 아니라도 하나씩 실천할 수 있는 꿈이 있어야 한다”며 ‘꿈’의 중요성을 강조한 고학재 교장은 “누구에게나 미래는 분명히 다가온다. 그러나 준비가 없이는 그 꿈을 이루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참기 어려운 일도 참고 견디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항상 인내심을 강하게 키워서 미래를 준비해 나간다면 꿈은 반드시 성취될 수 있다”며 학생들에게 조언의 말을 남기기도 하였다.
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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