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 위해 교육공동체 하나 되어야
충북 황간초등학교 박 천 호 교장
작지만 큰 꿈을 이루기 위해 명품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학교가 있다. 충북 황간초등학교 박천호 교장은 충북 음성의 시골 마을 출신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작은 완도 섬에서 자라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친 골프 선수 최경주를 예시로 들면서 교육여건이 좋지 않아서, 뛰어난 학생이 없어서, 학부모들의 열의가 부족해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구차한 핑계라고 말한다.
‘아이 한 명을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교사, 학생,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한마음으로 교육공동체의 노력을 기울일 때 세계를 품에 안을 글로벌 인재를 육성할 수 있다는 박천호 교장. 비록 시골에 위치한 작은 학교이지만 황간초등학교는 그런 박천호 교장의 교육 철학 아래에서 학생들이 저마다 가슴에 새긴 큰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경주하여 ‘명품 황간 교육’을 실현하고 있었다.
지난해 9월 1일 자로 부임한 박천호 교장은 6개월간 학교 교육활동 현황을 파악하고 선생님들의 활동 상황, 지역 실정과 학부모 실태 등을 살펴본 뒤 연말에 교직원 전원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가졌다. 이는 일 년간 각 교직원들이 실천했던 활동 및 업무에 대한 의견과 새롭게 해보고 싶은 일 등 교직원 각자의 생각을 듣기 위함이었다.
워크숍에서 나온 의견을 조합하여 새 학기 교육과정을 수립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한 황간초등학교는 그 결과 상당히 계획적이고 정선된 교육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박천호 교장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구성원들과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학교경영을 할 수 있게 된 이 워크숍에 남다른 보람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황간초등학교는 꿈과 사랑, 그리고 실력으로 세계를 품는 황간 어린이를 육성하기 위해 1인 1운동을 통해 아이들의 체력을 관리하고, 마음의 양식을 쌓아 품성을 기르고 학력까지 신장시켜주는 2080 독서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담임선생님과 동료교사가 함께 지도하는 월류마을 공부방 운영으로 각 학생의 부진과목을 집중지도하여 부진학생 zero를 위해 힘쓰고 있는 중이다. 이뿐 아니라 원어민 교사를 활용한 Talk Talk English 프로그램 운영을 통하여 사교육 절감에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학교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인성교육이 중시되고 있는 이때, 황간초등학교에서 남다르게 시행하고 있는 인성교육은 바로 ‘스마일 운동’이다. 이는 무의식적으로 욕설과 비방, 은어 등 언어폭력을 사용하는 학생들의 심리를 파악하고 평가하여 학생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의 옳고 그름을 도덕적으로 판단하고 바르고 예쁜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학교 문화 조성을 위해 황간초등학교에서 중점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이 운동은 충청북도교육청 언어문화 개선 연구학교에 선정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뿐 아니라 지난 3월부터 나쁜 말 버리기 운동, 바른 말 사용 모범어린이 선발대회, 학생과 교사 간 서로 안아주는 Free Hug 운동 등 다양한 행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나쁜 말 버리기 운동은 추상적으로 진행되는 언어 교육이 아니라 나쁜 말을 버리는 쓰레기통을 제작하여 평소 나쁜 말을 사용하던 학생이 직접 나쁜 말을 쓰레기통에 넣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는 학생들이 나쁜 말을 버리는 것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하고 직접 체감할 수 있게 하여 나쁜 언어 습관을 버리고 고운 말을 쓰는 효과를 가져와 학교현장에서 좋은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생들과 함께 협의하여 학급별로 매달 바른 말 사용을 잘한 학생을 선정함으로써 바른 언어 습관을 가지도록 해주고 있다.
바른 말 사용 모범어린이 선발대회는 나쁜 언어 습관을 버리고 고마운 말, 듣기 좋은 말 등 바른 언어 사용 습관과 지속적으로 바른 행동을 하도록 하기 위해 바른 말 사용을 위한 동시화 그리기, 3행시, 표어, 글짓기, 포스터, 칭찬 편지 등의 문예 행사로써 건전하고 건강한 학생 문화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한편 학생과 교사 간 서로 안아주는 Free Hug 운동은 매주 금요일 아침 시간에 교사들이 교실 앞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을 안아주는 행사로 처음에는 학생과 교사가 서로 어색해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학생과 교사가 서로 존중하며 이해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는 후문이다.
이 밖에도 바른 언어 사용 습관 형성을 위해서 아름다운 마음을 키우는 아침 자습 활동을 통하여 1인 1악기 연주하기, 바른 말 예쁜 말 동요 노래하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스마일 운동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바람직한 언어 사용 환경을 조성하고 학생들의 언어문화를 개선하여 학생들이 바른 말 고운 말 사용의 바른 언어 습관을 가짐으로써 학교폭력 및 언어폭력으로부터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 환경을 만드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황간초등학교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바로 중간 놀이 시간이다. 황간초등학교에서는 중간 놀이 시간을 활용하여 그라운드 골프, 티볼, 외발자전거, 줄넘기 건강 달리기 등 학생들의 체력 증진을 위한 다양한 스포츠클럽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문화 활동 기회가 부족한 학생들에게 문화적 체험활동을 제공하기 위하여 마술사 초청 마술 공연, 「애기 똥풀」의 저자 오미경 작가와 만남, KLPGA 이지선 프로의 골프 강습, 수영 강습, 솜사탕 만들기, 시인 초청 동시 낭송, 경제 전문가 초청 경제 교육, 국악 교육 등 다양한 교육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적 체험에 대한 갈증을 채워주고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확고히 다지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와 같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황간초등학교는 학력과 인성이 조화를 이룬 전인적 인재를 기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천호 교장은 “학생, 학부모 중심의 수요자 교육이 이루어지다 보니까 교사들이 설 자리가 없어진 것 같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교육의 주체는 교사라고 생각한다”며 “선생님들이 긍지를 갖고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고 교권이 확립될 때 교육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고 교권붕괴 현상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특히 “간혹 밖에서 교육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공교육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지만, 이들이 학교 교육의 겉만 보았지, 그 내면을 바르게 이해하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 단적으로 해방 직후 혼돈의 격동기와 6․25 전쟁 이후 참담한 여건을 딛고 이 나라가 지금 이만큼 세계 속에 설 수 있었던 것은 그래도 공교육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공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물론 지금의 교육제도가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박천호 교장은 “아직도 많은 논란과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는 교육 현안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오해와 갈등은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는다. 아니 하루아침에 변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오랜 인내의 시간과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다듬어지고 걸러져야 한다.”며 “교육이 백년대계라는 말이 있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원대한 교육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서서히, 그리고 먼 안목으로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요즘 학생들은 유치원에서부터 조기교육을 받아 우리 때보다 훨씬 똑똑하다. 그런데 다소 아쉬운 점은 나만 위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한 것 같다. 나보다 어려운 친구, 나보다 뒤떨어지는 친구를 생각해주고 배려해주는 마음이 부족한 것 같다. 실력교육은 이제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갔는데 인성교육이 뒤따르지 못한 것이다”며 인성교육에 우려를 나타낸 박천호 교장은 “이런 면에서 학생들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길 당부한다. 세상은 서로 돕고, 어울려 살아가야 진정 보람 있게 사는 사람이라는 것을 학생들이 깨달았으면 한다”고 학생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기기도 하였다.
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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