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방송(EBS)이 일반 사교육 기관 못지않게 선행교육을 유발해 왔음이 드러났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은 지난 25일 EBS공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EBS의 선행교육 중단을 촉구했다.
EBS 온라인 강좌를 살펴보면 방학에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다음학기 선행학습이 주를 이루고 있고, 집중이수제가 실시되는 과목인 사회와 과학의 경우 1년 단위의 선행 강좌를 내놓는 등 직접적으로 ‘선행학습’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1년 혹은 2년 정도의 선행을 부추기고 있다고 이 단체는 주장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기자회견 후 ‘민성원 연구소’ 관련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연구소 대표 민성원은 EBS 프로그램인 ‘똑똑 충전소’, ‘부모 60분’ 등의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EBS 중학프리미엄 순회강연’의 강사로 활동하는 등 EBS를 통해 학생·학부모들의 인기를 얻어 이를 바탕으로 ‘민성원 학원’, ‘민성원 연구소’ 등을 개소, 운영해왔다.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민성원 연구소가 관할 교육청에 학원 등록을 하지 않은 점으로 이는 학원법 6조에 위반된다. 방학 중 고액(480만원~880만원) 선행교육 강좌를 제공하여 불법적 학원영업을 한 행위 또한 학원법 6조 위반사항이다. 학원법 15조에 의해 홈페이지 등에 교습비를 명시해야 하지만 이를 위반한 부분도 지적되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와 관련 EBS측에도 책임을 물었다. 민성원 연구소와 EBS가 협력관계를 통해 선행교육과 관련 학부모들의 불안을 부채질한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것. 송인수 대표는 “국민의 세금을 받아 운영하는 공공기관으로서 학교 교육에 역행하는 일을 중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에 EBS측은 27일 민성원 연구소와 계약해지하고, 해당 선행학습 강좌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교육과학기술부 신문규 사교육대책팀장은 “EBS가 수요자 중심으로 오다보니 선행학습을 여과없이 받아들인 측면이 있다. 교과부에서 선행학습 해소 및 사교육경감 대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정책 공조와 철학을 같이하기 위해 점검 및 시정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따르면 사교육과열지구 10개학원 등 총 22개 학원의 오프라인 강의는 평균 3.9년 선행하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었고, 온라인 강의는 평균 1.2년 선행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오프라인 학원의 경우 초등 5학년에게 고등 1학년 교과내용을 미리 가르치는 등 5년 이상 선행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도 다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민성원 학원은 최장 11년의 선행교육을 제공해왔다.
함수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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