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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민방위 훈련에 불참한 학생의 뺨을 때려 뇌진탕으로 숨진 일이 있다. 하지만 ‘교육활동 중 있을 수 있는 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 후로도 교사의 체벌로 심각한 부상을 입은 학생들은 꾸준히 나왔지만, 1990년대가 되기까지 교사가 과도한 체벌로 실형을 선고받은 일은 없었다.

국회 법사위는 지난 15일 ‘정당한 교육활동과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내용을 포함한 아동학대처벌법 위원회 대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7월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교원단체들이 거의 매주 교권확보를 위한 법령제정을 요구해 왔고, 그중에는 ‘학생에 대한 교사의 체벌’을 용인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물론, ‘정당한 교육활동’이라는 전제조건이 있기는 하다.

100일이 채 안 되는 기간동안 ‘교권확립’ 측면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다.

그러함에도, 불과 3일 전에 한 교원단체에서 발표한 성명에는 ‘그동안 말만 많았지, 실제로 얻은 것은 없다. 좀 더 강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이 발표됐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교사들의 요구에 학부모들도 공감할까?’ 하는 것이다.

이미 교권4법 제정 중에도, 학생의 체벌을 허용하는 내용이 있다며, 반대성명을 발표한 시민단체가 있다.

실제로 학부모들을 만나서 얘기해 보면, 체벌에 강한 반감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지금 학부모들은 ‘교사가 교육활동 중 체벌로 학생을 때려죽여도 벌 받지 않는’ 시대를 겪은 이들이다. 교사의 체벌로 학생이 다쳐도 당연하게 여겼건 시기에 학교를 다니며, 교사의 체벌에 진저리를 치는 사람들이다.

교원단체의 요구가 조금 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미 법이 통과된 이상, 학생을 ‘구타’라는 방식으로 체벌하고, “정당한 교육활동 중 생긴 일이었다”라고 말하는 교사는 반드시 나올 것이다.

여론은 움직이는 것이고, 언제까지나 교사의 편을 들어주지만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지금도 교사들의 행동에 반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사회 분위기 때문에 그것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부모들이 많을지도 모른다.

교원단체들이 조금만 천천히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현재의 교원들의 큰 목소리는 나중에 가서는 목표를 잃은 화살이 되어 ‘폭력교사 학생 구타’라는 이름으로 교직 사회에 되돌아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