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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이어>

3. 역사교과서 발행제도의 자율화

헌법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제31조 ④항)고 규정한다. 교육의 자주성과 정치적 중립성은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논란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던 말 중 하나이다.

그렇지만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가리키는 의미는 애매하다. 교과서 내용을 어떻게 서술하는 것이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는 것일까? 교사가 어떤 학생들에게 어떤 태도를 취하고 수업시간에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정치적으로 중립일까? 그렇다고 역사교과서 내용에서 정치적 문제를 뺄 수는 없다. 역사교육의 내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정치사이다. 정치사의 주된 내용은 정치적 판단이나 의도가 깔려 있는 의사결정의 결과이다. 교사가 수업시간이나 그 밖의 학교생활에서 정치적 문제들을 전적으로 외면할 수도 없다.

인문, 사회과목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물론 정치적 중립성에 따라 교사들의 행위를 통제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만 이는 사회적 문제에 의견을 표명했기 때문이 아니라, 가르치는 권한을 특정한 정치적 목적이나 이해관계에 이용하려는 경우이다. 이에 대한 제재 조치는 개인적 잘못으로 교사를 징계를 하는 것과 같은 성격이다.

<이하 내용은 월간 교육평론 7월호에 게재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