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은 공금횡령 사건이 발생한 학교법인 왕희학원의 법인 이사장과 감사 등 임원 8명에 대해 직무집행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현재 왕희학원에 대해 진행중인 검찰 수사와 교육청의 감사가 끝날 때까지 60일 이내 범위로 직무집행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왕희학원이 운영하는 대신고등학교의 전 행정실장 A씨는 2007년 11월부터 2011년 4월까지 법인회계 및 학교회계 공금 약 5억5940만원을 횡령하고 2009년 8월부터 2011년 2월까지 법인 신용카드로 약 4200만원을 사용했다. 이사장 명의 계좌에서도 약 7억1000만원을 빼돌려 3년6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시교육청은 특별감사 결과 A실장이 약 7800만원을 횡령한 것과 법인회계 등에서 현금 약 2억7400만원을 무단 인출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해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또한 왕희학원 이사와 이사장 직무대행은 학교공사에 관여해 공사업체로부터 공사가 끝난 후 또는 명절 때마다 현금을 수수해 총 8100만원 정도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사업체에 학교 공사 계약을 성사시켜주는 대가로 이사장 사택 신축공사 대금 약 1억2700만원을 감액받은 혐의도 있어 현재 검찰이 수사중이다.
이 밖에도 실제 이사회를 개최하지 않고 회의록을 허위로 작성하고,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은 이사장이나 이사가 참여한 것처럼 회의록을 꾸미는 등 이사회를 제대로 운영하지 않았다.
이번에 드러난 왕희학원의 사례는 사학비리의 전형이다. 공사비 허위 청구에 불투명한 교원 채용, 교원인사위원회 회의록 허위작성, 불법 학급편성 등 온갖 비리가 포함돼 있다. 이번 감사 결과는 사학비리가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잔존해온 구조적 비리임을 보여주고 있다. 막대한 국고 보조금이 들어가는 사학은 재단 이사장 일가의 사유 재산이 아니라 공공성을 가진 재산이다.
교육당국은 이를 계기로 비리 사학에 대한 전면적인 감사에 나서야 한다. 그동안 이런 비리가 덮여 있었던 데는 교육당국의 부실한 감시·감독도 한몫했다. 교육당국은 철저한 조사 후 자격 없는 사학재단에 대해서는 퇴출도 불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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