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두발 자유, 휴대폰 소지 등을 금지하는 학교 규정이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의 지적에 이어,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두발, 복장, 휴대전화 소지 등 학교규칙 기재사항의 구체적 예시를 삭제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 이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회는 “학교현장의 현실을 외면한 개정으로 학교 갈등과 교육 붕괴 가중, 학생 생활지도권의 약화가 우려된다”며 학교 규칙에 관련된 사항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발 자유와 휴대폰 소지 등의 문제는 지난 2012년부터 제기돼왔다. 당시 교육부가 시행령 개정을 통해 학칙에 용모(두발‧복장), 소지품 검사, 전자기기 사용 등에 관한 사항을 기재하도록 관련 예시 조항을 두었으며, 학교 구성원 간 민주적 논의를 거쳐 해당 사안에 대해 실정에 맞는 기준을 반영하도록 했다.
교총은 “두발, 복장,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의 사용은 학교현장의 가장 큰 갈등 사안이자 고민거리”라며 “문재인 정부에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의 의견을 반영해 법령상 근거를 삭제한 것은 어불성설이자 자기부정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교총은 지난해 교육부가 법령 개정에 대해 “시행령 개정으로 학교 내 소지품 검사, 전자기기 소지 및 두발 제한 등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며 각 학교장과 학교운영위원회에 두발, 복장, 휴대전화 소지 등에 관한 사항을 학칙에 포함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교총은 이번 결정은 학교 현장의 반대 여론도 외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총이 지난해 초‧중‧고 교원 78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학교규칙 개정 관련 긴급 설문조사’에 따르면, 82.7%가 시행령 개정에 반대했으며, 반대 이유로 ‘생활지도 권한 범위 축소로 면학 분위기 훼손’(83.6%)을 가장 많이 꼽았다.
교총은 “시행령 개정으로 교육감이 권한을 이용해 단위 학교의 학교규칙을 일방‧획일적으로 변경하거나 통제하는 일이 가중될까 우려된다”면서 서울과 인천시교육청의 사례를 들었다.
서울시교육청은 두발 자유화를 선언하고 공문 안내를 했으며, 인천시교육청은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를 명분으로 단위 학교에 학교규칙에서 염색 제한 규정을 없앨 것을 공문으로 내린 바 있다.
이에 하윤수 교총 회장은 시‧도교육감들에게 “학칙 제․개정 권한을 학교에 돌려줘 진정한 의미의 학교 자율성을 보장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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